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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기

‘길고양이’와의 동거

후기자 2019. 8. 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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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고양이가 길에 버려지면, 길고양이가 된다. 

길고양이

그런데 길고양이가 왜 문제냐고?

#광주 서구 월산동에 사는 직장인 박모(25·여)씨는 집 주변 골목길로 갈 때마다 심호흡을 한다. 불쑥 나타나는 길고양이 탓에 깜짝 놀란 적이 있어서다. 박씨는 “일부 길고양이는 밤에 아기 울음소리를 내고 쓰레기통을 헤집는 등 불편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박씨는 “아버지 차량 본네트에 길고양이 발톱 자국이 새겨졌지만, 고양이에게 수리비를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지난 3월 북구 일곡동의 한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윤모(38·여)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밤 사이 누군가가 윤씨의 집 베란다 방충망을 찢고 집안으로 침입하려는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윤씨는 훼손 흔적을 확인하자마자 절도를 의심해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범인은 도둑이 아닌 고양이로 드러났다. 윤씨의 집에 출동해 현장조사를 벌인 경찰이 방충망에서 고양이털을 발견했다.

검은 길고양이

최근 광주 동구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길고양이 먹이를 챙기는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과의 시비가 붙기도 했다.

이처럼 길고양이로 인한 광주시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울음소리가 잠을 방해하고, 쓰레기봉투를 뜯는 등 생활에 불편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를 줄이고자 광주시도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 등과 함께 임시방편으로 중성화(TNR)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기 길고양이

하지만 행정당국이 다양한 대책 추진에도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피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와 주민 갈등이 속출하면서 일선 지자체는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중성화수술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내 살고 있는 길고양이 개체 수는 집계되지 않지만 차 밑과 주택 지하공간에도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등 비교적 유한 성격으로 5개 자치구에 골고루 퍼져 서식 중이다.

길고양이 증식을 막기 위해 실시한 중성화수술 개체수는 2016년 466마리, 지난해 412마리로 조사됐다. 올해는 국비가 추가 배당되면서 약 830마리의 길고양이가 중성화 수술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성화수술을 하기 위해 길고양이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급식소도 기존 10곳에서 올해 16곳으로 늘어난다.

길고양이

광주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아파트단지마다 길고양이를 두고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이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할 권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이 아닌 문제를 두고 하라, 말라 하기 어렵다”며 “주민들과의 타협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중성화 수술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광주의 모든 길고양이를 중성화시키지 않는 이상 뚜렷한 개체수 감소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고, 주민들의 민원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단순한 중성화 수술뿐만 아니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하는 행정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길고양이와의 동거, 참으로 멀고도 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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