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타임즈(Island Times)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섬 '후섬'

"섬, 대한민국을 띄우다"

일상 후기

[결혼이주여성 폭행] 엄마 왜 아빠한테 맞고 있어...

후기자 2019. 7. 9. 18:08
반응형

지인(여성)이 내일 베트남으로 출장을 간다고 한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한국말을 쓰다 자칫 폭행을 당할까 두려워 발걸음이 무겁다. 최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폭행 사건으로 베트남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언론도 연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폭행 사건’ 관련 보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한 남성의 행동 때문에 국가 전체가 욕을 먹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생김새부터 근면성실한 국민성, 뛰어난 손재주, 효를 중시하는 문화 등 한국인과 닮은 점이 많다. 헝그리정신도 있고, 끝장을 보는 음주문화도 비슷하다. 그런데 베트남전에서 미국을 이긴 국가라는 자존심도 세고, 노동자의 인권이 높고 노동법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은 편이다.

모든 면을 봤을 때 베트남은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쉽게 동요되는 반면 단합도 잘 되는 편이다.

가정폭력은 가장 질 나쁜 범죄다. 안아주고 보살펴줘야 할 대상에 폭행을 가한다는 것은 있어선 안 된다.

동영상 화면 캡쳐 사진

“엄마, 왜 아빠한테 맞고 있어...”

베트남 국적 아내를 두 살 배기 아들 앞에서 무차별 폭행한 남편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베트남 국적 아내와 아들을 폭행한 혐의로 A씨(36)에 대해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7분께 전남 영암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베트남 국적 아내 B씨(30)를 주먹과 발, 둔기를 이용해 무차별로 폭행하고 자신의 아들 C군(2)도 집에 있는 낚싯대를 이용해 발바닥을 3차례정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영암에서 발생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 여성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그늘에 가려진 우리 사회 다문화인의 인권 실상을 다시 살펴본다.

광주·전남지역 결혼이민자는 1만명에 달한다. 2017년 11월 말 기준 결혼이민자는 광주가 3천362명, 전남이 6천50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폭행사건이 발생한 영암지역은 416명으로 전남 시․군 중 6번째로 높았다. 또 베트남인이 165명으로 약 40%를 차지했다.

결혼이주여성이 당한 가정폭력 피해는 남녀 간 권력 관계, 우리나라보다 가난한 국가 출신이라는 외국인 차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취약한 법적 지위 탓에 불평등이 심화되고, 가정에서 폭력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7년 내놓은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920명 가운데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2.1%에 달했다. 복수 응답한 피해 유형으로는 주먹질과 발길질 등 신체 폭력이 38%(147명), 심한 욕설은 81.1%(314명)다.

이번 사건 가해 남편이 “베트남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지”라며 윽박질렀듯 한국식 생활방식을 강요한 사례는 41.3%(160명)를 차지했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 가운데 263명(68%)은 성적 학대까지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파악하기로, 남편의 폭력 때문에 숨진 여성은 2007년 이후 현재까지 21명에 이른다.

이처럼 이주여성들이 가정 폭력에 노출돼 있지만, 실상은 피해사실을 외부로 알리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여성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체류자격 연장 허가 시 배우자의 신원보증을 요구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이 지난 2011년 폐지됐으나, 여전히 보증을 요구받는 경우가 지속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제부터라도 언어장벽과 체류자격 등의 문제로 피해를 받고 있는 많은 이주여성들의 인권 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배우자의 폭행과 인권침해 행위를 예방할 대책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