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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기

글 잘 쓰는 방법 강의

후기자 2020. 4. 1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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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자는 어제(2020년 4월10일) 광주평생교육진흥원 4기 웹진기자단, 그리고 인턴 직원 분들에게 <기사 작성법><좋은 글쓰기> 두 가지 내용으로 특강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귀한 걸음을 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유익한 1시간을 만들어주고자 밤새 고민했어요. 강의 당일 새벽까지 PPT를 수정하고 또 보완했죠! 그 결과 첫 강의지만 떨지 않고 재밌게 소통하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강사 ‘후기자’가 떨면 안 되니까요.

강의 전 후기자

후기자가 알고 있는 글 잘 쓰는 방법 10가지 중 (시간관계상) 7가지를 알려드렸는데 반응이 좋아 모두 오픈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 잘 쓰는 10가지 비법 <글 잘 쓰는 방법>

첫 번째 비법!! 문장은 첫째도 짧게, 둘째도 짧게 써야 탈이 없습니다. 문장을 짧게 쓰라는 것은 되도록 한 문장 안에 주어와 술어가 한 번씩만 등장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한 문장 안에 다른 문장이 들어 있는 ‘안은 문장’이나 둘 이상의 문장이 이어진 ‘이어진 문장’을 쓰는 것보다는 ‘홑문장’으로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흰 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온 서영이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다.” 라는 문장은 ‘안은 문장’인데 ‘홑 문장’으로 바꾸면 “서영이는 흰 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왔다. 그녀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다.”라고 바꿀 수 있습니다.

‘이어진 문장’은 “열두 시에 서영이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공원에 들렀다가 두 시간이 지나서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나니 벌써 네 시가 되었다.” 너무 문장을 이었나요? 아무튼 이것도 바꾸면 열두 시에 서영이를 만났다. 점심을 먹고 공원에 들러서 두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다보니 벌써 네 시가 되었다.”라고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시간에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한 문장 안에 길게 이어 놓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또 말을 할 때는 마침표를 찍어가며 말하지 않기 때문에 말하는 대로 글을 쓰다보면 ‘안은 문장’과 ‘이어진 문장’이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서 꼭 소리 내어 읽어보고, 주어와 술어에 동그라미를 쳐서 문장에 주어와 술어가 둘 이상씩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주어와 술어의 어울림은 어떤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 비법은 ‘당하는’ 사물이 아니라 ‘하는’ 사람을 주어로 잡는 것입니다. 문장은 항상 능동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우리의 사고 과정은 ‘무엇이 누구로부터 무엇을 당했다’는 식보다 ‘누가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했다’는 식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수동으로 문장을 쓰면 읽는 사람이 머릿속으로 다시 주어와 목적어를 뒤집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예를 들어보면 “서영이의 손에 들린 의자가 햇살이 비치는 창가로 옮겨졌다.” 이 문장을 능동형 문장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서영이가 의자를 들어 햇살이 비치는 창가로 옮겼다.” 어떻습니까? 서영이 주어가 된 능동형 문장이 훨씬 좋죠? 다만 조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 같은 책에서는 사물이 주어가 된 수동형 문장을 사용할 수도 있답니다.

세 번째는 사실과 의견이 한 문장에 들어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문장 안에 사실과 의견이 섞여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첫 번째 비법에서 나온 ‘홑 문장’을 쓰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사실은 한 문장에 전달하고, 의견은 다른 문장으로 덧붙이는 것이 포인트죠~

예를 들어 “영광 이모빌리티 엑스포에 참가한 1000여명의 시민들 모두 축제를 만끽하는 표정이었다.”라는 문장에서 엑스포에 참가한 1000여 명의 시민들은 사실이고, 모두 축제를 만끽하는 표정이었다는 의견인데(1000여명의 시민 모두가 만끽하는 표정을 지을 수는 없는 거니까 이게 의견이라는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의견. 풀어주자면 “영광 이모빌리티 엑스포에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사실을 먼저 한 문장으로 쓰고 “다양한 행사로 즐거워하는 시민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라고 본 사실 혹은 “시민들은 엑스포를 만끽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임을 밝혀야 합니다.

네 번째 비법!!!은 환상의 짝꿍, 호응관계를 기억해야 합니다. 호응관계는 주어와 술어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한 부사, 목적어, 조사, 시제, 등과 술어 사이에도 ‘반드시 그렇게 써야만 하는’ 호응관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영이가 하고 싶은 말은 밥을 많이 먹으면 반드시 졸린다.” 이 문장의 주인은 ‘말’이기 때문에 ‘졸린다’가 아니라 ‘졸린다는 것이다’라고 써야 하는 것처럼,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할머니가 서영이에게 물을 가져오시라고 했다.” 이 문장은 주어인 ‘할머니’를 높여야 하는데, ‘오시라고 했다’라고 하면 ‘서영이’를 높이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오라고 하셨다’라고 고쳐 써야 합니다!

이 밖에도 ‘결코 ~ 않다’, ‘왜냐하면 ~ 때문이다’, ‘설사 ~ 하더라도’, ‘기껏 ~ 해야’, ‘비록 ~ 하더라도’, ‘하물며 ~(이)랴?’, ‘만약 ~ 이라면’, ‘마땅히 ~ 해야 한다’ 등 특정한 부사와 서술어가 짝을 이루고 있는 호응관계가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말과는 어울릴 수 없는 즉! 환상의 짝꿍‘관계입니다.

다섯 번째 비법!! ‘띄어쓰기~’ 여긴 띄어야 하나 붙여야 하나? 원칙은 단순합니다! 낱말과 낱말 사이는 띄어 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조사는 붙여 씁니다. *조사는 앞선 낱말을 주어로 만들어주는 ‘~이(가)’, 목적어로 만들어주는 ‘~(를)’처럼 앞선 낱말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주는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조사를 제외하고 모든 말은 한 낱말을 단위로 띄어 쓰면 됩니다.

이것도 역시 예를 들어줄게요. ‘밥 보다 비싼 커피’ =>‘밥보다 비싼 커피’. 여기서 ‘보다’는 동사가 아니라 ‘~에 비해서’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이므로 붙여 씁니다. 또 수를 나타내는 낱말과 단위를 나타내는 낱말 역시 띄어 써야합니다. ‘자동차 한 대’=>자동차 한 대 / ‘단돈 백원’=>‘단돈 백 원’ (신문 같은 데서 지면의 제약 등의 이유 때문에 이들을 붙여 쓰는 경우가 있지만, 원칙이 무엇인지 알아두는 게 좋겠죠?) 또 ‘환경보호’, ‘지구온난화’와 같이 둘 이상의 의미로 나눠지는 한자어나, ‘보여주다’나 ‘일해오다’라고 할 때 쓰는 보조동사(‘주다’와 ‘오다’) 같은 경우는 한 편의 글 안에서 원칙을 정해 통일해주면 됩니다. 여기서 후기자는 지금 ‘통일해주면’이라고 썼죠? 그럼 이 글 안에서 보조동사를 모두 붙여 쓰는 것으로 딱 정한 것입니다.

여섯 번째 비법!!! 꾸미는 말은 몸말에, 더 가까이~~~ 글을 잘 쓰려면 문장을 잘 만들어야 하고, 그 문장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장을 쓰다보면 꾸미는 말(수식어)을 많이 쓰게 되는데요. 한 문장 안에 수식하는 절이 길게 들어간 ‘안은 문장’을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한 적 있죠? 이것처럼 낱말로 된 꾸미는 말도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꾸미는 말이 필요한 경우에는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예쁘고 키도 크고 마음도 착한 서영이가 어제 내게 고백을 했다.” 문장에는 몸말(꾸밈을 받는 말)에 앞서서 꾸미는 말이 너무 많습니다. 고치자면 “예쁜 서영이는 키도 크고 마음도 착하다. 어제 그녀가 내게 고백을 했다.” 예를 드느라 이런 문장을 쓰기는 했지만, 하나의 몸말을 꾸미는 말은 셋 이상이 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이 문장의 뒷부분에 ‘갑자기’(꾸미는 말)라는 말을 한번 넣어보면 어떻게 될까요?

1번 - “갑자기 어제 그녀가 내게 청혼을 했다” 

2번 - “그녀가 내게 갑자기 한 것은 바로 청혼입니다.”

3번 - “어제 그녀가 내게 갑자기 청혼을 했다.”

어떤 게 제일 좋아요??? 3번이요 (갑자기를 고백에 더 가까이) *꾸미는 말은 그 꾸밈을 받는 몸말에 최대한 가까이 있어야 뜻을 더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꾸미는 말이 몸말과 나란히 있지 못한 경우, 쉼표를 찍어 뜻을 분명하게 만들 수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내가 사랑하는 서영이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이 문장에서 내가 서영이를 사랑하는지 서영이의 고양이를 사랑하는지 뜻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 ‘사랑하는’이 ‘고양이’를 꾸미게 하고 싶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월이의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라고 꾸미는 말 뒤에 쉼표를 넣어주면 됩니다. 쉼표(,)에는 ‘꾸미는 말이 바로 뒤에 나오는 말을 꾸미지 않음’을 나타내는 기능이 있답니다.

일곱 번째 비법! 사실 비법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이번 비법은 익숙해진 외국어 말법을 고치는 것입니다!! ‘~이(가)’라는 주격 조사를 써야 할 자리에 ‘~의’라는 소유격 조사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의 신나게 움직이는 팔다리를 보니 힘이 났다.” 이 소유격 조사를 사용한 문장을 “방탄소년단이 팔다리를 신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났다.”라고 고치고.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일본말법 (~에 있어서, ~에 대하여, ~되어 지다)도 되도록 지양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말법에 없는 영어의 완료시제를 번역해 쓰면서 “밥을 먹었었다”는 그냥 “밥을 먹었다”로 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일본어 말법의 예를 들어줄게요. “현대에 있어 정보의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 “현대사회에서 정보의 중요한은 말할 필요도 없다” / “후기자 의원은 그 의혹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후기자 의원은 그 의혹을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여덟 번째 비법!!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 사용법~~~(그대로 따오면 큰따옴표, 뜻만 따오면 작은따옴표!!) 우선 “큰따옴표” = 가수 송대관씨는 “내가 태진아랑 비교당하다니, 짜증 나 죽겠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작은따옴표’는? = 가수 송대관씨는 자신을 태진아씨와 비교하는 것에 ‘짜증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쓰면 됩니다. 즉 “ ”큰따옴표를 써서 그 말 그대로 인용하거나 ‘ ’작은따옴표를 써서 그 말의 요지만~ 나타내는 겁니다. 한 문장 속에 인용문이 들어가는 경우에 따옴표 뒤에 ‘~라고’를 쓰든 ‘~하고’를 쓰든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라고’는 조사이기 때문에 따옴표 뒤에 붙여 쓰고, ‘하고’는 ‘하다’라는 동사의 활용형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한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후기자가 “억울하다”라고 항변했다> <후기자가 “억울하다” 하고 항변했다>처럼.

아홉 번째 비법!! 쉽게 쉽게 쓰는 것. 글을 쓰는 목적은 내 생각이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소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독자들이나 친구들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어려운 말들이 너무 많이 나오면 독자들은 그 글을 쉽게 읽을 수가 없고, 결국 글을 쓰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될 거예요. 특히 좀 높은 자리에 있거나 배운 티(?)를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가운데, “작금의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와 유감의 정을 표현하는 바이다”처럼. 문장이 길어, 축축 늘어지는 것을 간단 명료하게 “지금의 사태가 걱정스럽다”라고 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무슨 글을 쓰든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면서, 글을 읽는 사람의 처지에서 낱말 하나하나를 선택해야 친절한 문장을 쓸 수 있습니다. 이게 곧 글을 잘 쓰는 비법입니다.

마지막 열 번째 비법!! 마지막 비법은 전에 알려줬던 모든 비법에 앞서는 것입니다. 바로 국어사전을 가까이 하는 것. 어휘력이 바탕에 탄탄하게 있어야 좋은 문장도 쓰고 좋은 글도 쓸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이 비법들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많이 써보라는 것은 아니에요. 그보다는 글을 한 번 써보고 두 번, 세 번 다시 읽고 고쳐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글 쓰는 게 어렵다면. 일기 같은 것도 좋아요. 물론 그 사이에 계속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주고 ‘독자의 평가’를 들어야 더 좋겠지만! 용감하게 평가받고 꾸준히 고쳐 쓰는 것! 그게 글 잘 쓰는 마지막 비법인 것 같습니다.

강의 끝나고

"직접 구현한 만큼만 글쓰기는 진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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