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타임즈(Island Times)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섬 '후섬'

"섬, 대한민국을 띄우다"

일상 후기

후배 결혼식 축사 후기

후기자 2022. 1. 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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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섬', '후기자'가 직접 작성한 결혼식 축사를 공개합니다.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섬, 한국섬진흥원 '후섬' 주임은 지난해 10월23일 열린 가장 친한 후배 결혼식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요즘 주례 없는 결혼식이 대세인지라, 축사의 비중이 컸는데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사실 '흔쾌히 후배에게 해주겠다'고 한 날을 닥터스트레인지로 돌려보기도 했답니다. (다 소용없는 일)

현실을 즉시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지만. 축하하는 마음은 클 지라도, 축사하는 이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결혼하는 이들도 잘 산다는 말들이 들리더라구요. (부담) 그런데 아직 후섬 주임은 결혼도 못 했는데...

참! 당시에는 '후섬' 주임이 아니라, 후기자였습니다. 생애 첫 후배 결혼식 축사, 하객들에게 너무 지루하지 않토록 재치 있는 유머를 섞어 축사해주는 것이 미션이었어요. (그렇다고 너무 재미만 살릴 수는 없기에)

당시 가장 큰 화제가 됐던 이슈(오징어게임)와 날짜(절기), 그리고 이들과의 인연, 축하하는 마음,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말씀, 예쁜 말들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채워졌을까요?

다음은 후섬 주임의 결혼식 축사 전문입니다. *00은 이름이라 블록 처리했습니다.

올 늦가을 가장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오늘은 24절기 중 18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상강(霜降)’입니다. 이 시기에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꽃도 활짝핀다고 하던데, ‘000·000 부부가 피었지 뭐예요.

안녕하세요? 신랑 000 군의 숨겨놓은 쌍둥이형 같은 대학 선배이자, 신부 000 양의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까운 오빠, 후섬 입니다. 너무 설명이 길었나요? 오징어게임 깐부정도의 막역한 사이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오늘 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주기 위해 바쁘신 일정을 뒤로 한 채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하객, 내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깐부지만, 축사를 맡은 저는 안타깝게도 두 사람을 소개시켜 준 장본인은 아닙니다. 이들은 ACC 아시아문화전당 하늘정원이 맺어준 인연으로, 그 인근에 가장 가까이 거주하는 제가 대신 축사를 전합니다.

지난 2016년 가을, 00 군과 00 양은 광주 동구 ACC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ACC 문화전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하늘마당 탄생 이후 가장 예쁜, 콩 볶는 커플로 현재까지도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 21일은 이 부부가 만난 지 딱 5년 되던 날이었습니다. 이날 신랑 00 군이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누리호를 발사했는데, 신부 00 양이 봤는지 모르겠네요.

가장 아끼는 후배 깐부’ 00(신랑). 오늘 정말 멋지네.. 결혼 선배는 너야. 예전에 내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네가 말했었는데, 오늘 보니 좋으신 분들을 많이 곁에 두고 있는 것 같아 부러운걸?

우리 00(신랑)이는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와 남들을 즐겁게 하는 묘한 능력이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니 시간 절도범예비 사위를 조심하십시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구시청 도베르만’ 00(사위). 예비 사위는 정말 믿음직하고 00(신부) 밖에 모르는 친구입니다.

00(신부)야, 00(신랑)이를 구제해줘서 성은이 망극하구나. 이제 00(신랑)가 쉐보레 매장 앞에서 잠들 일은 없겠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언제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주렴.

00(신부)는 이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00(신부)가 지구에 오면 지구온난화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00(신랑)이가 (신부)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비 신부는 늘 따뜻한 마음으로 00(신랑)만을 사랑하는 친구입니다.

예전 대학졸업식 때, 00(신랑)를 통해 00(신부)가 직접 만든 예쁜 축하 꽃다발을 전달받은 적이 있는데요. 오늘 축하 꽃을 이렇게 축사라는 말로 피울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 같습니다.

"00(신부), 00(신랑) 꽃이 피었습니다."

누구든 꺾지 마세요. 이들은 피고 지기를 반복해 여러분께 언제나 가장 예쁜 꽃을 피울 거예요. 이 아름다운 부부의 행진을 지켜봐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20211023일 후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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