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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올해 바캉스는? '최악'

후기자 2020. 8. 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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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호타이어 ‘최악의 바캉스’
임후성 경제부 기자

보통의 바캉스

푹푹 찌는 더위에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바캉스(여름휴가). 바캉스(vacance)는 프랑스어로, 어원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또는 ‘비우다’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됐다. 바캉스의 기원은 1936년 6월20일 프랑스 국회에서 통과된 세계 최초의 유급휴가 제도가 현재 전 세계 사람들이 누리는 바캉스, 휴가의 기원인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더위에 지쳐버린 내 몸에게 황금 같은 휴식과 활력을 불어넣어줄 ‘바캉스’를 계획하고, 기다리며, 설렌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휴가길에 오른 금호타이어 직원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이들은 바캉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6일 복귀할 예정이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이 인용되면서 회사 운영자금 통장이 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급되는 여름휴가비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휴가복귀 이후의 상황이 더 최악이라는 것이다. 당장 7월급여는 지급됐지만 8월급여와 협력업체 대금결제 지급은 현재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최소한 8월27일 급여지급일을 기준으로 그전에 사측과 노조측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간극 차이가 심하다. 사측은 2심·3심 최종 판결 재판이 남은 상태에서 1심 판결에 따라 정규직화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측은 1심 판결 결과는 상급심에서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단 1심 판결에서 인정된 손해배상 의무만이라도 먼저 협의를 한다든지 해서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캉스의 어원처럼 회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화되고 회사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웃고 즐길 수 있는 바캉스가 아닐 것이다. 다툼도 회사가 존재해야지만 가능하다는 점을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기 빠진 타이어 이미지

 

[1면] ‘공기 빠진’ 금호타이어, 이달 최대 고비 (이날 후기자가 같이 쓴 금호타이어 기사)

물류·하역·원재료 등 6개 협력업체 계약해지 통보
1심 승소한 비정규직 대량 실직 위기 내몰리기도

지난해 겨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창사 60주년 재도약 발판을 다진 금호타이어가 이달 최대 고비를 맞았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적자전환하면서 비상경영체제 중에 운영자금 통장이 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이어 물류 하역 등을 맡은 협력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일제히 도급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당장 이달 직원 월급 지급부터 협력업체 대금결제까지 어려운 실정에 처해 있다.

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물류, 하역, 원재료 등을 담당하는 6개 업체가 지난달 31일자로 계약 해지 의사를 전해왔다.

따라서 원청사인 금호타이어와 협력업체간 계약은 이달 말까지만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하면 한 달 전에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업체들은 도급 물량 감소 등으로 경영난이 심해져 더는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규직 전환 문제로 금호타이어 법인 계좌를 압류하고 있는 이들 도급회사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600여명의 고용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 중 2개사는 곧바로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에도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오는 31일 이후부터는 고용을 승계할 수 없다’고 사실상 해고예보 통보를 함으로써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원청사와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인 근로자 600명 이상이 실직 위기에 놓였다.

광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확인과 맞물린 임금차액 지급 소송’을 제기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613명이지만 소송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700여명에 달한다.

다만 비정규직 노조의 계좌 압류와 도급 계약 해지가 직결된 사안은 아니라고 사측은 전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해 지난달 30일 법인 계좌를 압류했다.

도급 형태로 근무해 온 이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승소를 근거로 임금 차액과 이자 등 204억원을 압류했다. 소송에는 613명이 참여했으며 채권 압류 소송에는 414명이 서명했다.

금호타이어는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휴가비, 현장 수당 등이 지급되지 못하고 자금 운용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사측은 비정규직 노사 특별협의체를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 논의가 먼저라고 맞서 유동성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조와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시점에 협력사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중도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상황이 더 나쁘게 흘러간다”며 “간극을 좁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정규직화 전환은 비정상적인 노동시장의 정상화를 향한 수순”이라며 “실직 위기를 앞두고 있지만 정규직과 평등한 근로자로서 지위를 확인하는 누적된 임금차액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금호타이어의 CGV 광고는 어떻게 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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