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타임즈(Island Times)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섬 '후섬'

"섬, 대한민국을 띄우다"

일상 후기

[코로나19 편지] 나의 봄을 응원합니다

후기자 2020. 7. 23. 18:28
반응형

후기 쓰는 기자 '후기자'가 작성한 코로나19 편지쓰기 테마는 <힘내라 대한민국> <소상공인 응원해요> 

“나의 봄을 응원합니다.”

미안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워 식당을 운영하는 당신의 가게에 들르지 못했고, 작은 커피숍을 운영 중인 당신의 카페에 들리지도 못했습니다. 당신이 만든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고, 당신이 내려주는 은은한 향의 커피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절대 아닙니다.

단지 겁쟁이인 제가, 바이러스가 조금 무서웠을 뿐이에요. 그러니 당신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언젠가 코로나19 녀석도 예쁘고 멋진 당신 앞에 무릎을 꿇게 될 테니까요.

가장 아름다운 계절, 당신은 제게 있어 그리고 대한민국에 있어 봄과 같은 존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누구보다도 힘들었을 당신에게, 진심을 담아 이 편지를 보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올해 봄은 유난히 추웠던 것 같습니다. 예쁜 꽃조차도 제대로 피우지 못했으니까요. 코로나19 확산에 한 마을 이장님은 대규모의 꽃밭을 갈아엎었다고 합니다. 예쁜 꽃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지역 감염 우려 차원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였어요. 봄꽃 축제 역시 잇따라 취소됐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이 봄이니 꽃구경은 못했어도 봄은 온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코로나19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만들었고 이제는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습니다. 지금도 많은 의료진분들이, 그리고 정부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지만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확답은 드릴 수가 없어 죄송합니다.

불볕더위 여름이 성금 우리 곁으로 다가왔건만 경제는 한겨울보다 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모든 산업, 상권이 초토화되고 당신이 하는 일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가 힘들고 많은 사람들이 힘든 만큼 당신도 똑같이 힘들테니,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당신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남몰래 눈물 흘렸을지... 오늘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저는 내일 코로나19를 뚫고 당신을 만나러 갈 거예요. 마스크를 쓰고 있어 당신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겠지만 알 수 있어요. 당신은 여전히 이 세상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것을요.

당신을 찾아갈 때 두 종류의 꽃을 들고 있을 거예요. 프리지아와 장미꽃. 프리지아의 꽃말처럼 “당신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장미의 꽃말처럼 “그런 당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합니다.”

당신이 봄인 이유는 무엇보다 화려하고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비록 계절이 바뀌어 꽃은 지겠지만 당신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피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코로나19를 가장 잘 이겨낸 하나의 꽃으로 기억될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말이에요.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을 때 코로나19가 당신을 무서워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은 저의 따뜻한 봄이에요. 

-코로나19를 무서워했던 어느 겁쟁이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