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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후기

[들무새 : 자유를 포기한 새] 후기자의 고3 시절, 전국 글짓기 대회

후기자 2019. 6. 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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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자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전국 글짓기 대회인 '들무새 영웅 글짓기 대회'에 참가해 동상(3등)을 수상했습니다. 후기자는 '자유를 포기한 새, 들무새'라는 주제로 작품을 냈답니다. 그리고 현재 기자 일을 하면서 '들무새' 영웅분들을 현장에서 만나뵈었습니다. 늦은 밤, 어릴 적 그 마음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자유를 포기한 새, 들무새?

작품내용 : 경찰이라는 직업과 소방관이라는 직업 그리고 그 직업에 종사하신 들무새 분들께 감사하는 내용을 담아서 썼습니다.

꿈-현재-과거 순으로 전개되며 마지막엔 제 의견과 생각을 담은 글, 그리고 전개부분에 흐름이 깨지지 않으려고 애썼으며 들무새영웅이야기라는 제목을 자유를 포기한 새 '들무새'라고 표현하여 사람들이 흔히 들무새라고 하면 새들을 떠 올리게 되는 경향과 새들에게 있어 자유는, 그리고 사람에게 있어 자유는 같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지었고, 그 것에 맞게 약간 맞추어 쓴 내용입니다.

휴가철 바닷가엔 어느덧 여름이 찾아왔고 들무새는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 도와주며 남몰래 날개를 감추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숨겨왔던 탓일까 그 후로 들무새는 자신의 날개도 잃어버린 채 날개 없는 새로 항상 우리 곁에 있어주었다. 우리 때문에 날지 못하고 직접 뛰어다니는 새와 대한민국을 떠나지 못하는 새가 있다면 그 새의 이름은 들무새일 것이다. 모든 새들에게 있어 자유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로망이며 상징이다. 하지만 로망과 상징을 포기하는 새가 있다면 그것 또한 들무새일 것이다. 다른 새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들무새 중, 하늘을 그리워하는 한 마리의 들무새가 있다면 감히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자유를 포기한 것이 절대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는 것과 세상엔 자유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꿈 덕분에 더욱더 길어진 하루가 시작되었다. 들무새가 꿈속 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였다. 그 이유는 고3 많은 직업들과 대면하던 도중 남자에게만이 아닌 여자에게도 충분히 멋있는 직업으로 생각됐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인간으로써 부끄럽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조금 더 생각해야 하는 누구나 망설이게 되는 직업, 때문이 아니 였을까 싶다. 지금 공부하는 것과 밥을 먹는 것, 운동을 하는 것 그리고 남들에게 잘 보이는 것, 사소한 일들 하나하나 까지도 모두다 미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기에 미래를 모르는 직업을 가진 들무새 분들께 힘찬 용기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옛 말에 사람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남기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후회는 하는 법이다. 후회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이가 있다면 그건 후회를 모르고 삶을 사는 들무새 분들일 것이다. 그렇게 순직하신 들무새분이 계시다면, 잃어버린 날개를 되찾아드리고 감사패를 비행도중 흘리지 않도록 날개 속안주머니에 고이 넣어드리며 들무새분의 일생이 담긴 아름다운 비행을 이젠 사진 속 추억으로 담는다.

어릴 적 어느 날 이였다. 여름철 벌레들과 사투를 벌이다 잠에서 깨어 창문을 보니 창문사이로 어두컴컴한 산속에서 새하얀 연기가 누가 봐도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는 게 익숙하기에 누가 이 밤중에 쓰레기를 태우나 싶어서 어른들께 보고를 안했지만 조금 있자 새하얀 연기위로 무리를 지어가는 새들의 비행을 보고 다시 산을 쳐다봤는데… 산속에선 마치 쓰레기 공장이 타는 듯 불의 세력이 굉장히 커지고 있었다. 우리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마을 중에서도 공기 좋은 마을이기에 산은 우리 마을의 큰 재산이며 나의 어릴 적 놀이터이기도 했다. 재산과 놀이터가 한순간에 아무 쓸모없는 검은 잿더미로 변해가고 있을 때 국민번호 119를 재빠르게 눌렀다.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신호음 세 번 울릴 기회도 없이 통화가 연결되었다. 너무 떨린 나머지 매일하던 말도 더듬거리며 주소를 말하는데 마을이름밖에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보다 못한 동네아저씨께서 전화기를 빼앗아 통쾌한 설명을 해주셨고, 그 뒤로 5분쯤 지났을까 항상 시끄럽게만 들리던 사이렌 소리가 맑고 경쾌한 소리로 마을 입구에서부터 전해졌다. 화재가 난 근처에 있는 길은 워낙 좁아서 소방차가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자 직접 소방대원분들과 마을사람들 그리고 겁에 질린 ‘나’까지 모두 함께 불을 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완전한 진압까지 20분에서 30분 동안 많은 나무들이 죽었고, 나의 전화실수 때문에 몇 그루의 나무가 더 죽었을지 모른다는 죄책감도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화재가 났던 자리에 가보니 물먹고 앙상해진 까만 나무들이 어제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조금 뒤, 마을입구에서 용감하고 씩씩한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소리가 사라지자 어제의 범인이 작은 담배꽁초라는 것도 밝혀졌다. 이번계기로 몸에도 나쁘고 재산과 어릴 적 추억을 빼앗아간 담배를 피우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들무새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그분들이 그땐 정말 잠이 없는 줄만 알았었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낳기에 새 생명을 낳는 직업, 생명을 구하는 직업,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경찰이라는 직업과 소방관이라는 직업, 그리고 그 직업에 종사하신 들무새 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두발 뻗고 잠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들무새 분들도 사람이기에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몸조심 해주셨으면 한다.

대한민국뿐만 아닌 전 세계의 공통된 영웅 들무새 분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날개를 남몰래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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