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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발산마을] 할매 뉴스 데스크 '마을의 변화를 말하다'

후기자 2019. 5.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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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발산마을 할매가 뉴스 전해드립니다.”

마을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백발의 노인이 카메라 앞에 섰다. 혼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지만 청년들(청년 문화단체 ‘프랜리’)과 손을 맞잡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광주 발산마을에서 '프랜리'와 지역 어르신이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후기 쓰는 기자' 후기자입니다. 오늘은 '광주 발산마을 소식'을 들려줄까 합니다.

이 마을에는 청년 문화단체 '프랜리'가 들어와 더욱더 특별한 마을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프랜리'와 발산마을 어르신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서구 양3동 발산마을이 ‘2018년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할배할멈 뉴스 데스크’가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전하는 뉴스는 ‘정(情)’이 넘치는 등 특별한 매력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전문 앵커가 아닌 수십년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직접 앵커로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뉴스 데스크에는 마을 소식지를 제작하는 내용, 마을 청년-어르신 나들이 간 이야기, 밥상반상회, 발산디스코파티 이야기 등이 담긴다.

이 특별한 이야기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발산마을에 뉴스 데스크가 꾸려지기까지 마을 공동체 ‘프랜리’의 수많은 노력과 어르신들의 관심 및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할배할멈 뉴스 데스크는’는 지난 2015년-2017년 주민공동체 활동을 진행, 수많은 노력과 주민총회 과정 및 결과물이다.

지난 2015년 ‘프랜리’는 마을 사업을 담당하게 돼 발산마을에 들어왔다. 청년들은 ‘오래된 마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했고, 어르신들은 ‘마을에 들어온 청년들이 잘 살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들이 사진기를 들고 마을 경로당으로 찾아갔다. 사진기를 통해 같이 밥을 먹고 마을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나갔다.

이를 계기로 ‘할매포토’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그 결과 어르신들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닌 정말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청년들은 새로운 마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또 청년들은 사회에서 받기 힘든 따뜻한 위로, 어르신들의 지혜, 대가를 바라지 않는 관계를 경험하면서 마을에 자리 잡았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찾고, 사진을 찍어 민원을 넣거나 청년들에게 보여줘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갔다.

이것이 ‘할배할멈 뉴스 데스크’가 탄생한 배경이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마을 어르신과 청년들이 함께 협력해 마을을 운영하며 크고 작은 일들을 공유, 마을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함께 찾아가고 있다.

이밖에 어르신들은 마을 기자단도 겸하고 있다.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이 마을 기자단이 돼 자신들이 발굴한 소식을 기사로 적고 사진을 곁들인 마을 소식지로 제작하고 있다.

발산마을 어르신들이 마을 소식지를 검토하고 있다.

‘할배할멈 뉴스 데스크’와 기자단 운영 등이 광주시의 ‘마을미디어 활성화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발산마을에서 기자단 양성, 공유, 가공 등 크게 세 가지로 운영된다. 뉴스 데스크인 만큼 취재하고 정보를 전달할 이가 필요하다. 따라서 마을 소식에 관심을 갖고 찾아다니는 기자단을 양성해 마을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기록하고 소식지로 제작하기 위한 기자단을 양성한다.

특히 마을 일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주로 기자단을 양성해 마을 터줏대감이신 어르신들의 시각으로 마을일을 기록하고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기자단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프로그램 및 현장 실습으로 운영되며 주민들의 재밌는 이야기·마을에 대한 소재거리를 발굴한다.

기자단이 양성이 어느 정도 됐다면 그 다음은 공유다. 발산마을 기자단이 발굴한 소식을 소식지로 제작해 마을에 배포하고 마을에 크고 작은 일을 공유하고 해결책이 필요한 일들은 함께 소식지에 실어 마을 주민 모두가 함께 실천, 해결해나가도록 한다.

'프랜리'와 발산마을 어르신들의 단체사진.

작성된 기사는 소식지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가공된다. 마을 기자단이 발굴한 소식 중 가장 마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소식을 찾아가 기자단이 앵커가 돼 현장을 방문한다. 생생하게 마을 이슈를 전달하고 해결책이 필요한 일들은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마을주민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마을 활동에 대해 알린다.

마을을 소개할 수 있는 소소한 기사거리(이야기소스)를 찾고, 함께 기사를 작성해 신문을 만들고, 앵커와 리포터가 되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마을미디어, 즉 ‘할매할멈 뉴스 데스크’인 것이다.

또한 이 뉴스 데스크는 지역자원과 협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3동주민센터, 서구청(새뜰마을사업단),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공미술프리즘, 뽕뽕브릿지가 사업·공간을 협조하고 데블스와 전문가들이 영상활영 및 배포, 소식지디자인 등을 돕고 있다.

한편, 발산마을은 광주의 근현대 생활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내려오는 공동체 문화가 남아 있고 골목 이곳저곳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는 광주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역사문화자원을 지닌 마을이다.

다음은 ‘프랜리’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청년 문화단체 '프랜리' 송명은 대표

“어르신과의 동행, 마을 발전 최선”

“다양한 마을 사업을 통해 마을을 발전·활성화시키고 어르신들과 함께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광주 서구 양3동 발산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청년 문화단체 송명은 ‘프랜리’ 대표는 마을 곳곳을 돌며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다.

송 대표는 “관계맺기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팀이 바로 ‘프랜리’”라며 “지난 2015년 문화기획자 4명이서 시작된 프랜리는 점점 더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고 평가 당해지는 사회에서 공동체가 무너지고 그로인해 발생되는 사회적인 문제를 생활 속에서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프랜리’는 지난 2015년 가족놀이 워크샵을 시작으로 발산마을에서 지역청년들과 마을어르신들이 함께 살아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송 대표는 “마을 뉴스데스크가 꾸려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할매포토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닌, 노동이 아닌 정말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기 시작했고 청년들은 새로운 마을에 적응하고 사회에서 받기 힘든 따뜻한 위로, 어르신들의 지혜, 대가를 바라지 않는 관계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할매포토 프로그램을 2년 진행하고 나니 어르신들이 스스로 마을에 문제를 찾아서 사진을 찍어 민원을 넣거나 청년들에게 보여주어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시작했다”며 “이 이야기와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마을 뉴스데스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더 자주 마을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겪었다”며 “무엇보다 마을에 함께 살아가는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마을에서 좀 더 즐거운 시간은 많이 나눌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또 “마을에 들어온 청년들이 항상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너무 감사드리고 최근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레몬청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는데, 이런 마음들에 청년들은 항상 힘을 내 마을에 오래오래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송 대표는 “발산마을에 활동하는 청년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다”며 “마을 청년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마을을 활성화시키는 사업을 진행해 마을에서 오랫동안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마을 사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양3동 발산마을에 여행 또는 들리는 일이 있다면 '프랜리'와 발산마을 어르신 앵커분들을 한번 만나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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